컴컴한 지하 주차장에서
다른 고양이들과 우글 거리며 지내던
검은 고양이...
그 검둥이는 어쩌다 이 눈부신 곳까지 올 수 있었을까?
온통 푸르기만한 차밭에서,
홀로 늙었으되 더이상 늙지않는...
청춘의 정열로 달궈진 울퉁불퉁한 몸
하루 종일, 아니 밤 새도록
서로 무슨 대화를 주고 받았느냐?
초여름의 오후 햇살이 창문을 통해 쏟아진다.
빛은 마루 바닥에 태양의 시간을 남긴다.
선명한 태양의 흔적은 마루에서 다시 빛난다.
육중한 검정색 스피커에서 울려퍼지는 선율
사라 장...파가니니 바이얼린 협주곡 1번..
나무 바닥, 나무 벽, 나무 천정... 그 가운데 넉넉한 공간
이순간 <안단테 칸타빌레>는 커다란 악기로 변신한다.
나는 통나무 악기 속에서 꿈틀 거리는 한 마리의 애벌래...
오뉴월 긴긴 하루..그러나
어느새 노을로 변해버린 안단테 칸타빌레의 하루
등잔불이 필요할 때?
마음의 등이 서서히 불밝힌다.
밤은 지나고,
아직 이른 시간이지만 훤히 밝은 아침.
내 방 전등은 아침 햇살을 버거워한다.
유리창에 반사된 나뭇가지가 바람에 흔들린다.
나무가지 너머 파란 아침 하늘도 유리창에 담겨있다.
청명한 하루가 시작된다.
방안의 모습이 궁금하다고?
내방에 누워서 눈만 말똥말똥 뜨고 있으면,
바로 이런 모습 !
달덩이 같은 등, '달등이' 라고 이름 짓고싶다.
(이젠 더이상 내방이 아니구나...)
원장님은 뉴마트리오 실내악단을 꾸려가신다.
여기까진 왠만한 사람은 안다.
그러나 합창단도 남몰래 꾸려가신다.
이건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론도(Rondo) 형식의 레파토리만 고집한다.
오직 성인 남성, 그 중에서도 싱글로만 구성된(??) 합창단 !
개구리 합창단 ㅎㅎㅎ
숨은 개구리를 찾아라.
아니 눈에 보이는 개구리만 찾아라...
저 아담한 못에
과면 몇마리가 오늘 아침 출근했을까?
그놈들은 사진 찍는 나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않았다.
화음은 안정되었고 후렴구도 탄탄하다.
유리창을 통해서 실내에서 찰칵 했으니...
정답은 여기에서!
남성 개구리 합창단 공연실황 녹화중계... 개봉 박두 !
물탱크 지붕에서 바라본 전경
아침시간...6시면 밖은 환하다.
간단히 싯고, 먹고 그래도 7시 될려먼 아직 멀었다.
뽀송뽀송한 하루가 시작된다.
이곳은 내가 머물던 곳
제주도... 납읍리
초/록/생/명/마/을
안단테 칸타빌레
1톤 트럭을 즐겨 타시는 홍성직 병원장님이 가꾸어 온 공간
이름에서부터 聖職者의 후광이 흘러나온다.
포도넝쿨 대신, 차나무 순이 자라는 수도원 같은 느낌
땀 흘리며 일하는 닥터
닥터 중에서도 Surgeon,
이른 아침부터 손이 떨릴정도로 일하고 나면, 수술은??
여기 온지 얼마 안지나서 파쇄기가 택배로 도착했었다.
원장님이 일부러 나를 위해서 장만한 것은 아니겠지만.
이 메뚜기 닮은 파쇄기는 난생 처음 만난 농기계다.
처음 만난 농기계치곤 너무 귀엽다.
가지치기한 나뭇가지를 파쇄기에 넣으며 함께 일했다.
녹 나무, 올리브 나무, 무화과 나무, 등등 여러가지 나무 가지들...
파쇄기에 나무 가지를 밀어 넣으면
반대편 주둥이에서 자잘하게 쪼개진 나무 조각들이 튕겨져 나온다.
초여름의 진한 수액을 머금은 수많은 파편
내 몸속 수억개의 세포 하나하나에 그 목초 향기를 듬뿍 뿌려주며
형님같은 원장님과 땀흘리며 일했다.
나를 불러주신 홍성직 원장님의 구성진 모습.
우리는 이날도 낮에 땀이 비오듯 일했던 것 같다.
뿔난 원장님, 순록인가??
머리 양쪽으로 솟은 뿔 ㅎㅎㅎ
이곳 도착후 짐 풀기 직전의 내 모습
초록생명마을 전경...
개구리 합창단 (대표 홍성직) 정기 공연 ! -- 녹화중계
뮤지컬 캣츠...
'그리자벨라' 라는 늙고 힘없는 고양이가 부르는 애잔한 노래 '메모리'...
결국 그녀는 모두가 희망하는 곳으로 갈 수 있는 단 한마리의 고양이로 선정된다.
이상하게 이 뮤지컬이 자꾸 떠올랐다, 처음 이 글을 쓸 때 부터...
'일레인 페이지'의 아름답고 절제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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